멋진 신세계 / 올더스 헉슬리
<Brave new world>
이번 독서모임에 몇 주전에 채택된 책. 스터디를 이끄는 형의 적극적인 추천으로 선정되었다. 이 책은 깊이 몰입해서 읽지는 않았다. 다소 지루한 느낌도 있었다. 그렇지만 소재가 무척 흥미로웠다. 지금 내가 살아가고 있는 현재 모습과 책 속의 미래의 모습을 비교해보고, 어쩌면 정말 책 내용처럼 될 날도 있을지 모르겠다는 생각도 했다. 결혼이 없이 자유롭게 사랑하는 사회, 가족의 개념이 없는 사회, 키나 외모 등으로 계급이 나누어지는 사회. 분명 현재의 사회와는 많이 다른 모습의 세상이다. 그러한 사회에서 멀리 동떨어진, 제한구역에서 '야만인'으로 살아가다가 '문명'에 접촉하게 되는 주인공(필자가 생각하는 주인공은 '야만인' 이다.)이 사회에서 금지되어진 셰익스피어의 문학 등의 책을 접하게되면서 사랑이 무엇인지, 더 생각하면 인간의 존엄성과 유토피아에 대해서 생각하게 된다.
p.63
페니는 얼굴을 찌푸렸다.
왜냐하면 키가 작은 것은 곧 끔찍할 정도로,
그리고 아주 전형적일 정도로 낮은 계급에 속했기 때문이다.
필자는 키가 작은데 이 부분을 읽으면서 씁쓸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씁쓸했다. 책에서는 키나 외모등 신체 조건으로 계급이 나누어진다. 알파, 베타... 등으로 다행히 현대 사회는 키로 계급이 나누어지는 사회는 아니지만, 지금도 키는 사람이 인생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중요한 요소인 것은 틀림없는 것 같다.
어떤 조사에 따르면 여성들에게 함께 걷고 싶은 남자의 키를 물었을때, 170cm 이하의 키는 한 명도 없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키가 작은 것이, 키가 크다는 것이 후천적인 노력도 물론 있겠지만 선천적인 영향이 더 크다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다소 억울한 생각도 든다. 나와 타인 모두는 단지 세상에 태어났을 뿐인데, 누구는 키가 큰 유전자를 물려받아 키가 크고 또 누구는 그렇지 못한 것은 정말 우연일 뿐인데 그것이 한 인간의 평생을 좌우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어지는 대화에서 레니나는 마치 고양이처럼 보여서 좋다는 얘기를 하는데, 사람마다 각자 좋아하는 취향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p.68
체외 수정과 신파블로프식 조건 반사 훈련과 수면 학습이야말로
시간은 다소 걸리지만 가장 확실한 방법이며......
작품 속 세상의 여성은 임신하지 않고, 체외 수정을 통해 인간을 '생산'하며 교육 역시 수면 학습이라는 방법으로 자고 있는 사람에게 거의 세뇌시키다시피 필요한 지식을 집어넣는다. 그리고 이렇게 자라난 이들은 그 사회의 문제점에 대해서 작은 의심도 하지 않고 정해진 틀에 갇혀 살아가게 된다. 이러한 행위는 어떻게 생각해야할까?
사람은 태어나 자라는 과정에서의 환경에 크게 영향을 받아 성장한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은 서로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고 존중하며 살아가는 것인데, 작품 속 유토피아에서 행복만을 추구한 사람들은 자신들이 사실은 위에 있는 누군가에게 조종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른다.
여기에서 논란의 여지가 있을 것 같다. 멋진 신세계처럼 누군가에게 조종당하더라도 진정한 행복만을 추구하는 것이 옳은가, 아니면 인간의 존엄성과 각 개인의 삶을 존중하며 누군가의 통제를 받지 않고 자유롭게 살아가지만 때로는 상처받으며 힘겨운 삶이 될지도 모르는, 다소 불확실한 삶이 옳은가에 대한 이야기이다. 지금은 후자 쪽에 가까운 사회이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꿈을 찾아서 다양한 일들을 하고, 그것을 이루기위해서 노력하는데 각 개인의 의사를 존중하고 그가 이룬 성공을 인정받는 사회, 끊임없는 공부와 경험을 통해 자신만의 진리와 신념을 갖고 살아가는 것이다. 물론 빈부격차와 노사문제 등 여러 사회적인 문제들이 있지만 이 역시도 과거 왕정시대에서의 혁명으로 인해 이루어낸 값진 사회이다. 필자의 생각은 야만인 '존'의 모습에 더 손을 들어주고 싶다. 물론 작품에서처럼 태어나서부터 그렇게 교육받고 자란다는 것도 그들의 입장에서는 충분히 행복하지 않을까
p.68
… <과거>에 대한 말살 정책이 진행되었으며, 박물관은 폐쇄되고 역사적 기념비는 파괴되었으며, 포드 기원 150년 이전에 출판된 책들은 모조리 탄압당하는 …
여기에서는 일제강점기의 우리 나라의 생각을 해보았다. 새로운 지배계급이 등장하면 그들은 자신들의 행동을 합리화하기 위해서 과거를 없애려고 한다. 특히 그 중에서도 책은 과거의 기록을 현대인이 알 수 있는, 과거와 소통하게 해주는 것인데 그것을 막아버리고 지배자의 의도에 맞는 것들만 제공한다면 새로운 세대는 과거를 알지 못하게 되기 때문에 정말 위험해보인다. 예를들어 독일과 일본이 세계 대전에서 승리하여 우리나라의 과거를 모조리 없애버리고 우리는 일제의 식민지라는 사상이 깊숙하게 각인되어 버리면 그들의 침략자라는 사실조차도 모르고 살아가게 되는 것인데, 정말 무서운 일이 아닐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과거, 역사를 알아야하고 독서를 통해서 자신의 머리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능력을 키워야하지 않을까 싶다.
소마에 대해서…
소마는 작품속에서 등장인물들이 아프다거나 나쁜 감정을 느낄 때 복용하는 약이라고 나온다. 다시 말하자면 마약과도 같은 느낌을 받았는데, 힘든 일이 있을때 안정시키고자 소마를 먹지만 근본적인 해결은 되지 않고 다만 일시적으로 잊혀지는 효과일 뿐이다. 현실로부터의 도피라고 밖에 생각되지 않는다. 어떠한 문제에 직면했을 때 '해결'할 생각을 해야한다. 그렇지 않고 회피하고 눈을 감는다면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고 문제는 더 깊어질 것이다. 물론 때로는 회피가 해결책일 수도 있겠다.
p.167
오, 멋진 신세계여!
이 작품에서 셰익스피어의 작품에대한 인용구가 많이 나온다. 야만인 '존'은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접하면서 사랑에 대해서 알게 되었고, 나아가 그 세계의 사람들보다 더 많은 생각을 하기에 이른다. (여기에서 셰익스피어의 작품이라든지의 명서들을 꼭 접해보아야 겠다고 다시 한 번 느꼈다.) 그리고 그는 나름대로 사회에 맞서지만 혼자만의 힘으로는 역부족이었고, 결국 그렇게 작은 저항은 막을 내린다. 내용은 거기에서 마무리되지만 필자의 생각으로 후속작이 나온다면 이 야만인의 모습에 감명받은 누군가가 나타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제2, 제3의 존이 나타나서 언젠가는 이러한 사회가 부당하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일깨우고 독재정권을 무너뜨리고 각자의 진정한 행복을 추구하는 사회가 되지 않을까. 필자도 어떤 사회가 더 옳은지는 쉽게 판단할 수 없다. 더 공부가 필요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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