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놈이 갑자기 약속을 깼다.
갑자기 다른 모임이 생겼다고 했다.
나는 뭐 서운한 마음이 들기는 했지만
괜찮다고 얘기하고
'가서 니들땜에 친구 버리고 왔으니까 비싼척해라'고
농담반 진담반으로 툭 던졌다
그러자
친구는 자신이 잘못한 것이 아닌
내가 던진 말에 꼬리를 잡고 이야기를 했다.
물론 내가 했던 말에 기분이 상했을 수 있다.
그렇지만 그 말을 장난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지 않았을까?
그리고는 그 친구가 약속을 깬 것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내가 던진 말이 주가 되어 말다툼이 시작됬다.
하지만 일이 커지는 것을 원하지 않던
내가 먼저 장난이었다며 말을 했고
그 친구도 개운치 않은 맘으로 알았다고 했다.
하지만 마음 한편에 뭔가 개운치 않은 마음이 들었다.
결국
'내가 실수 한 것은 사과하자'
라는 생각으로
'내가 서운한 마음에 생각없이 말을 했다'
라고 먼저 사과를 건냈고
그 친구도 받아들였다.
이 사건의 요점은
1. 약속을 깬 친구의 잘못
2. 잘못은 친구가 했으나 좋지 않은 언어 선택으로 오히려 그 친구 기분을 상하게 한 것
3. 약속을 깬 것은 친구인데, 내가 오히려 미안한 마음을 갖게된 것.
얻은 교훈은
내가 서운한 마음이 들고 기분이 나빴더라도,
상대에게 좋지 않은 말을 하면
그 역시 기분이 나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내가 그냥 처음 약속을 깬 친구의 사과를 받아들였다면,
오히려 그 친구는 나에게 계속 미안한 마음만을 갖게 되었을 것인데,
굳이 일을 크게 만든 것은 전적으로 내 책임인 듯 하다.
인간관계와 대화하는 방법에 대해서 생각해본다.
하지만 아직도 마음에 남는 것은
내가 그 친구의 우선순위에서 밀렸다는 섭섭한 마음은 어쩔 수 없다.
나는 타인을 존중하는 것을 기본으로 깔고 사람을 대한다.
그러나 상대는 나를 별로 존중하지 않는듯 하다.
내 주위 사람들에게 나는 그다지 소중한 존재가 아닌 느낌이 든다.
그게 너무나 마음 아프다.
과연 그 친구들은 나를 정말 친구로서 존중하는 걸까?
또 한편으로는
나에게도 그 친구들 역시 그다지 소중한 존재가 아닌 것 같다.
내가 먼저 마음을 전부 열지 못했기 때문에
그들도 나에게 마음을 열지 않는 것은 아닐까?
역지사지
내가 받길 원하는 것들을
남들에게 먼저 해주어라.
작은 말다툼 속에서 하나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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