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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학의 이해 / 김흥규 : 3.한국문학의 갈래 본문
한국문학의 이해 / 김흥규 : 3.한국문학의 갈래
3.한국문학의 갈래
문학과 갈래
특정한 개별 문학의 전반적 윤곽을 파악하고, 보다 구체화된 이해에로 나아가는 지침을 얻고자 할 때 해당 문학을 이루고 있는 갈래(장르)들의 종류와 주요 특징을 개관하는 방법이 많이 쓰인다. 이것은 너무나도 잘 알려진 전통적 방법이어서 케케묵은 것이라는 느낌을 주기까지 하지만, 여전히 상당한 미덕을 가지고 있다. 우리도 일단 이와 같은 방식으로 한국 문학의 갈래들을 살펴보기로 한다.
그러나 전통적 방법의 이점을 살린다고 해서 그 문제성과 편견까지를 되풀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특히, 갈래를 문학 이해의 실상으로부터 동떨어진 교과서적 분류로 화석화시키거나, 실험실의 진열장에 가지런히 배열된 약품처럼 순일(純一)한 질료들의 군집으로 여기는 접근 방법은 깊이 반성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우리는 한국 문학의 갈래들을 개관하기 전에 갈래의 일반 이론에 대한 약간의 검토를 하지 않을 수 없다.
문학은 하나하나의 개별 작품으로 존재한다고 말하는 이들이 있다. 엄밀하게 따져볼 때 이 주장은 정확하지 않다. 한 편의 문학 작품은 진공 속에 홀로 떠 있는 객체가 아니다. 그것은 일정한 언어․문학의 지평 안에서 여러 가지 문학적 관습과 기대를 매개로 하여 작자와 독자 사이에, 그리고 앞 시대와 동 시대의 수많은 작품들 사이에 숨 쉬고 있는 의미체이다. 우리가 어떤 작품을 이해한다는 것은 텍스트의 액면적 의미만을 아는 데에 그치지 않고, 해당 작품을 둘러싼 문학상의 관습과 기대를 참조하면서 그것을 인간 경험의 어떤 모습으로 살려내는 일에 해당한다. 예컨대, ‘어져 내 일이여 그릴 줄을 모르던가’라고 시작되는 한 작품을 처음 대할 때 우리는 그와 비슷한 형태, 어법, 구조를 지닌 다른 작품들의 경험을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떠올리고 작품의 흐름 속에서 무엇인가를 예상하거나 되돌아가 짚어 보면서 구체적인 이해를 형성한다. 그러한 참조의 근거가 전혀 없다면 우리의 작품 이해는 대개 아주 더디며 불확실한 것이 된다.
이 점은 작자의 창작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작가는 자신이 속한 문학 세계의 관습과 방법을 습득하고 때로는 변용하면서 경험․상상을 작품화한다. 그리고 그 소산인 작품은 다시 기존의 관습․규준에 작용하는 새로운 인소(因素)가 된다.
이처럼 작가․작품․독자를 매개하면서 인간 경험의 예술적 형상화를 인도하는 여러 층위의 관습들이 일정한 연관을 갖추고 다수의 작품에 공통적으로 나타날 때 우리는 그것을 갈래(장르)라고 부른다. 갈래란 일정한 군집의 작품들이 공유하는 문학적 관습의 체계이며, 개별 작품의 존재를 지탱하는 초개인적 준거의 모형이다. 미시적으로 관찰할 때 모든 문학 작품은 어느 하나도 같지 않다는 점에서 개성적이지만, 그 개성이 일정한 문학 행위의 장 속에 실현되기 위하여는 기존의 양식 및 관습과 어떤 방식으로든 관련을 맺지 않을 수 없다. 일체의 관습화된 제약을 거부하는 실험적 예술조차도 그것이 신선한 충격을 주기 위하여는 부정할 관습이 존재해야 한다. 그리고 그 출현과 발전이 의미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질 경우 실험적 예술 행위 자체가 새로운 양식을 형성하게 된다. 그런 뜻에서 모든 문학․예술 작품은 초개인적 관습과 개체적 체험․욕구의 결합에 의한 산물이라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문학 이해에서 갈래가 이처럼 중요하다 해도 그것을 엄격히 구획된 분류 상자 혹은 견고하게 닫혀 있는 방들처럼 여기는 것은 옳지 못하다. 문학상의 갈래들 사이에는 때때로 귀속이 불분명한 작품들이 있다. 또한, 하나의 갈래 안에 포괄되는 작품이라 해도 해당 갈래의 속성에 완전하게 부합하지 않는 예가 종종 발견된다. 시조, 판소리, 몽유록, 소네트, 희랍 비극 등과 같은 역사적․관습적 갈래들은 어떤 선험적 원리에 의하여 본래부터 그렇게 있었던 것이 아니다. 그것은 문학 행위의 시공(時空) 속에서 언젠가 형성되어 혹은 길고 혹은 짧은 기간 동안 존속하다가 어떤 시기에 이르러 붕괴하거나 다른 것으로 변모하는 역사적 산물일 따름이다.
갈래란 일정 범위의 작품들을 완전무결하게 귀일시키는 특성․원리의 조직체라기보다, ‘친족적 유사성’을 지닌 다수의 작품에서 추출되는 범례적 일반형이라고 말할 수 있다. 시대와 문화에 따라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개별 작품은 그것이 속한 갈래의 범례적 일반형에 충실히 부합하기도 하고 다소 어긋나거나 심하게 변형되기도 한다. 비록 후자의 경우라 해도 일반형으로서의 갈래는 그 어긋남이나 변형의 정도 및 방식을 파악하는 데 긴요한 참조의 틀이 된다는 점에서 완전히 무가치한 것은 아니다. 또한 어떤 갈래들은 여러 층위의 관습들을 엄격하게 준수하도록 강요하는 데 비하여, 비교적 단순한 요건을 충족하는 것으로 족한 느슨한 갈래도 있다. 갈래는 이성적 규칙의 산물이기에 불변하는 본질적 규범을 지닌다고 믿었던 시대가 있는가 하면, 모든 갈래는 인위적 추상화의 산물일 뿐 창조적 개성과는 무관하다는 주장이 환영 받은 시대도 있다. 각국 문학의 역사를 살펴보면 어떤 시기에는 갈래들의 안정적 균형이 오래도록 유지되다가, 어떤 시기에는 신․구 갈래들의 변화와 부침(浮沈)이 아주 심하기도 하였음을 알게 된다. 문학의 갈래에 대한 설명은 가능한 한 간명하면서도 이러한 편차와 역사적 동태를 포괄할 만한 유연성을 갖추는 것이 바람직하다.
작은 갈래와 큰 갈래
이처럼 역사적 실체로서 존재하였거나 현존하는 갈래들이 너무나 많기 때문에 동․서양의 학자들은 오랜 옛날부터 모든 관습적 갈래들을 적절하게 포괄할 수 있는 몇몇 상위의 범주, 즉 큰 갈래(장르類)를 설정하고자 노력해 왔다. 그 내용은 실로 다양하여 2분법, 3분법, 4분법, 5분법, 7분법 등 여러 가지 분류 체계를 볼 수 있으며, 큰 갈래들의 변별적 자질과 속성에 관하여도 다단한 이설들이 존재한다. 그러나 우리는 이 자리에서 갈래 이론의 근본 문제를 깊이 파고들기보다 한국 문학의 전체적 윤곽을 개관하고자 하는 터이므로, 근래에 비교적 널리 통용되기 시작한 4분법 체계를 택하여 그 구체적 적용을 위한 주요 사항만을 간략히 논하기로 한다.
4분법 갈래론이란 문학 작품의 형성 원리 및 존재 방식을 크게 네 개의 특성 또는 범주로 나누고, 이로써 다양한 역사적 갈래(작은 갈래)들의 속성 및 상호 관계를 설명하려는 이론이다. 네 개의 큰 갈래는 논자에 따라 달리 설정될 수 있으나, 서정(적인 것), 서사(적인 것), 희곡(적인 것)의 전통적 3분법에 의론․기술류를 제4의 큰 갈래로 추가하는 조동일 교수의 구도를 채용하기로 한다. 이와 같은 4분법은 동아시아 문학의 역사적 전체상을 포괄하는 갈래 이론의 구성에 특히 긴요하다. 문학의 상상성, 허구성을 중시하는 서구 근대 문학 이론에서 널리 통용되는 3분법 갈래론으로써 우리의 문학 전체를 파악하고자 하는 것은 그 실제적 설명 능력의 한계가 명백하다. 한국․중국․일본․베트남 등 한문 문화권에서는 전통적으로 직접적인 자기표현의 문학과 기술․의론의 언어 행위가 당당한 문학으로 ― 심지어는 허구적인 문학보다 더 진지한 문학으로 ― 여겨졌기 때문이다. 19세기 이전의 문집 대부분을 채우고 있는 시․문이라든가 각종 기록 문학류가 그 단적인 예이다. 교훈적․이념적 전달이 주가 되는 의론류와 사실 기록 및 경험의 서술이 주가 되는 기술류를 모두 포괄하는 이 영역을 어떻게 명명할 것인가에 관하여는 아직 만족스러운 결론이 없으나, 우리는 일단 위의 4분법 갈래론을 제창한 조동일 교수의 용어를 취하여 이를 ‘교술(적인 것)’이라 부르기로 한다.
그러나 이처럼 4분법의 입장을 취한다 해서 갈래 이론상의 여러 논의가 매듭지어지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문제는 여기서부터 본격화한다. 그것을 우리는 다음의 두 가지 물음으로 집약할 수 있다.
1) 서정(적인 것), 서사(적인 것), 희곡(적인 것), 교술(적인 것) 등의 큰 갈래는 일정한 원리․요건에 따라 서로 간의 경계선이 확연히 구분되는 범주적 개념인가, 혹은 일종의 이념형으로서 그들 사이의 중간적 위치를 인정하는 좌표적 개념인가?
2) 위의 둘 중 어떤 입장을 택하든, 큰 갈래들은 역사와 문화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항상 그렇게 있는 실재인가, 혹은 문학의 다양한 작은 갈래들을 설명하기 위해 만들어진(따라서 다른 것으로 대치될 수 있는) 개념의 장치인가?
위의 두 가지 물음에 대해 우리는 모두 후자의 입장을 취하기로 한다. 즉, 큰 갈래의 체계는 다양한 역사적 갈래들을 파악하기 위해 구성된 개념틀로서, 우리는 이러저러한 큰 갈래들의 전형적․중심적 속성을 집약할 수 있지만 실제의 역사적 갈래들은 이들 중 어떤 하나에 충실히 부합하기도 하고 다소 벗어나기도 하며, 때로는 큰 갈래들 사이의 중간적 위치 어딘가에 놓일 수도 있다고 보는 것이다. 이 자리에서의 원론적 논의는 부득이 제한될 수밖에 없으나 우리는 이 입장을 다음과 같이 간략하게 정리할 수 있다.
첫째, 큰 갈래는 그 초시대적, 범문화적 실재성을 믿는 논자들이 주장하듯이 어떤 시대 어느 문학에나 통용되는 보편적 범주 혹은 완전한 체계일 수 없다. 인문적 현상에 관한 모든 이론 모형이 그러하듯이 큰 갈래의 본질과 체계에 대한 이해는 일차적으로는 특정한 세계관과 문학적 태도를 반영하고, 이차적으로는 갈래론자의 관심 및 연구 동기가 투사된 전략적 가설의 성격을 지닌다. 따라서 그것은 이러한 문화 근거 및 연구자의 관심에 가까운 차원에서 더 높은 효용을 발휘하며, 그로부터 멀어질수록 설명 능력이 박약해지는 것이 불가피하다. 물론 큰 갈래의 종류와 성질에 관한 모든 이론들이 똑같은 정도의 효용과 타당성을 가진다고 할 수 없다. 그러나 수천 년의 문학 이론․비평사를 통해 숱한 갈래론이 등장하고 또 현존하는 데에는 큰 갈래 구분 자체의 역사성이라는 근본 요인이 깔려 있는 것이다.
둘째, 큰 갈래의 실재성을 가정하는 보편실재론자들은 그것이 서로 준별되는 범주적 개별성을 띤다고 보는 경우가 많은데, 이와 같은 논리는 결국 일정한 정태적 구도를 획정하고 역사적 갈래들을 각기의 큰 갈래 안에서만 단선적으로 계열화하는 편향을 유도한다. 즉, 서정은 서정 갈래 안에서, 서사는 서사 갈래 안에서……와 같은 식으로 역사적 갈래들의 전이와 변모를 파악하는 데 빠지기 쉬운 것이다. 살아 움직이는 문학 현상들의 역동적․입체적인 관련과 상호간의 넘나듦은 이에 따라 충분히 설명되지 못한다. 가령 서사와 교술을 준별되는 성질의 배타적 범주로 볼 경우, 사실담이 일화가 되고 다시 전설로 화하거나 소설로 전이되는 일을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설명하기란 어렵다. 또 우리 문학의 서사민요나 영문학의 발라드(ballard) 중 상당수 작품들처럼 서사적 요소를 가지고 있으되 그 이야기가 갈등의 전개에 관한 서사적 흥미보다는 서정적 주제 내지 정조의 조성에 기여하는 사례나, 이와 다른 방식으로 두 가지 큰 갈래의 성격이 공존하는 혼합 갈래들을 예외 논리로써 처리해야 하는 것도 문제이다. 큰 갈래를 범주적 실재로 간주하는 한 이러한 난점으로부터 근본적으로 벗어날 길은 없다.
이와 같은 논거에서 우리는 큰 갈래를 역사적 갈래들의 이해를 위한 좌표적 개념틀로서만 받아들이고자 한다. 따라서 용어에 있어서도 서정․서사․희곡․교술같이 불변의 범주성을 전제하는 명사류 대신 서정적․서사적․희곡적․교술적 갈래들이라는 관형어적 구분을 택한다. 이 경우 하나하나의 큰 갈래 개념은 어떤 경계선이나 벽에 의해 닫혀 있는 방이 아니라 열려 있는 공간 속의 위치를 가늠케 하는 준거로서의 점이며, 역사적 갈래들은 이들 사이의 각이(各異)한 위상에 존재하는 것이라 본다. 그것은 특정한 큰 갈래의 좌표점에 밀착하기도 하고, 다소 떨어진 영역에까지 연장되기도 하며, 때로는 점과 점의 사이에서 아메바처럼 운동하는 수도 있다. 썩 내키는 방법은 아니지만 설명의 편의를 위해 이를 도형화하면 다음과 같다.
네 개의 꼭짓점으로 이루어진 큰 갈래의 좌표 공간 위에 역사적 갈래들이 존재하며, 시대의 흐름에 따라 발생․확장․수축․전이․쇠퇴의 운동을 계속한다. 이 경우의 역사적 갈래들은 순일한 하나의 점이 아니라 일정한 연장과 부피를 가진 입체로서, 그 범위 안에서도 어떤 큰 갈래의 좌표점에 가까운 부분과 상대적으로 먼 부분이 있을 수 있다. 또한, 어떤 역사적 갈래는 개별 작품들의 규범 이탈이나 변형을 잘 허용하지 않는 응집성이 강한 데 비해, 갈래 형성의 요건이 매우 느슨하기 때문에 둘 또는 그 이상의 좌표점 사이에 완만하게 펼쳐져 있는 역사적 갈래들이 발견되기도 한다. 가전 같은 것이 전자의 예라면, 한국 문학 갈래론에서 커다란 말썽거리로 남아 있는 가사라든가 한문 문학의 사․부 따위는 후자의 본보기라고 할 만하다.
이처럼 큰 갈래를 폐쇄적 범주가 아닌, 연속 공간 위의 좌표점으로 볼 경우 역사적 갈래들을 수형적 분류 체계에 따라 그 중 어느 하나에 귀속시키는 것이 그다지 손쉬운 일도 바람직한 일도 아니라는 것은 명백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설명의 편의를 위해 대다수의 역사적 갈래들을 그 주요 속성 내지 경향에 따라 서정적 갈래들, 서사적 갈래들, 희곡적 갈래들, 교술적 갈래들 하는 식으로 일단 구분해 보지 않을 수 없으나, 이러한 편의적 구분조차도 용이하지 않은 중간적․혼합적 갈래들의 경우에는 무리한 분류를 강제하기보다 그 다면적 연관을 존중하는 접근 방법이 필요하다. 또한, 어떤 큰 갈래의 친족 범위 안에 나열한 역사적 갈래들 중에서 부분적으로 다른 큰 갈래에 근접하는 속성이나 작품들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도 유의되어야 할 것이다.
위의 사항들을 염두에 두고 한국 문학의 갈래들을 주요 속성 혹은 지배적 경향에 따른 큰 갈래 구분으로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1) 서정적 갈래
고대가요, 향가, 고려속요, 시조, 사설시조, 잡가, 서정민요, 대다수의 한시, 신체시, 대부분의 현대시
2) 서사적 갈래
신화, 서사시, 전설, 민담, 서사민요, 서사무가, 판소리, 고전소설, 신소설, 현대소설
3) 희곡적 갈래
탈춤, 꼭두각시놀음, 창극, 신파극, 현대극
4) 교술적 갈래
악장, 창가, 수필, 서간, 일기, 기행, 한문 문학의 문류(서․기․발․론․책․명․행장…… 등)
5) 중간․혼합적 갈래들
경기체가, 가사, 가전, 몽유록, 야담
갈래론 요약 및 정리
한국문학의 이해 책에 나온 한자 독음
한국문학의 이해 갈래론 부분 필사된 파일
파일 첨부합니다.
국문과 신입생 및 재학생 여러분
갈래론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저작권 등 문제가 될 시 삭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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