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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을 일주일 앞둔 수험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 본문
수능을 일주일 앞둔 수험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
항상 수험생 여러분께 도움이 되고 싶어 뭐라도 이야기하려다가 이렇게 7일 앞두고 부랴부랴 쓰게 되네요.
그냥 제가 주절주절 스스로에게, 수험생 여러분에게 해보고 싶은 이야기들과 마지막까지 챙겨주고 싶은 팁을 드릴까 합니다.
저는 11, 12수능을 치고 모 의과대학에 재학중입니다.
현역 때 쌓은 노하우와 재수 때 저와 제 친구들을 보며 얻은 경험이므로 도움이 되실거라 자부합니다.
다만 두서없이 시작해서 읽기에 좀 난잡한 면이 있을까 걱정되네요.
가급적 모두에게 두루두루 적용되는 이야기만 하겠습니다.
희망적인 얘기는 하고싶지도 않고, 지금 도움도 안되므로 힘내 넌 할수있을거야 류의 글을 원하신다면 안읽으시는게 정신건강에 좋습니다
그러고 보면 좋은글게시판도 안어울리는 것 같네요
마지막으로 읽기 전에, 오늘 할 일을 다 끝내고 읽으세요. 자기 전에 편한 마음으로 읽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1. 수능을 7일 앞두고 뭘 해야할까요?
- 공부요. 수능치는 시간에 맞춰 공부를 하세요.
아침엔 언어 점심먹기 전까지 수리, 점심먹고 외국어.. 이런 식입니다.
이 방법의 효율을 설명해서 납득시키는 것보다는 다시 한번 상기시켜 드리고 싶네요. 7일 남았습니다. 무조건 옳은 말만 할테니 무조건 받아들이세요.
새로운 문제집을 풀지마시고 틀렸던, 풀었던 문제를 또 푸세요. 보고 또 보는겁니다.
EBS 파이널을 풀지 않았다면 파이널은 풀어도 됩니다. 다만 3회이상 풀지마세요 시간낭비입니다.
3회 정도 풀라고 하는 것도 스스로 위안이 되라고 그러는 거에요. 파이널 푸는 팁을 주자면 풀고, 매기고, 틀린 건 답지를 봅니다.
답지봐서 이해가 되면 아~ 하고 넘어가시고 이해가 안되면 제끼세요. 저급한 문제가 종종 나옵니다.
2. 너무 떨려요 // 이런 저런 생각에 불안해요
- 다행이네요 정상입니다. 전국에 50만명이 지금 그러고 있거든요.
정말 중요한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여러분의 수능점수를 좌지우지할 키포인트인데 제가 공부할 때는 누구도 가르쳐주지 않더라구요.
수능전까지 이게 제일 어려울텐데, 무조건 해내셔야 합니다.
수능을 앞두고, 무슨 생각이 떠오르나요? 중요한 시험에 대한 부담? 내가 가고싶은 대학? 못치면 어쩌지 하는 생각? 재수 생각? 좀 더 잘할걸?
다 시험을 조지는 생각입니다.
수능 이후에 대한 생각을 하지말고, 수능에 대한 생각도 하지 마세요. 그냥 공부하다가 시험 칠 때 되서 시험 치고 오는 겁니다. 기계처럼.
늘 모의고사 치던 것처럼, 쉴새없이 마인드컨트롤을 하세요. 오늘부터 공부 적당히 하다가, 수능때 되면 배정받은 시험장가서, 주는 시험문제 풀고,
밥 싸온거 먹고, 친구들과 노가리 까면서 쉬다가 또 문제 풀고, 피곤하게 풀고 또 풀다가 끝나면 와! 끝났다 하고 나오는 겁니다. 딱 이정도입니다.
그런말이 있죠 "코끼리에 대한 생각을 하지말라고 얘기하는 순간, 모두가 코끼리만 생각한다."
수능을 걱정해서는 안됩니다. 그냥 다른 학교가서 시험치는 날입니다. 의식적으로 수능생각을 하지마세요.
굳이 부연설명을 해주자면, 수능에 의미를 부여하는 순간, 수능시험장에서 어려운 문제를 만났을 때 이거 못풀면 어쩌지 >
아 시험 못치면 안되는데 > 아 대학 못가는거 아닐까 > (대학 못가면 어쩌지하는 생각이 점점 머리를 맴돔) > 아...x발... >
더 이상 문제가 눈에 안들어옵니다 > 끝이죠 끝
아무생각없이 쳐야 실력껏이라도 칠 수 있습니다. 지금 불안한 건 수능에 의미를 두고있기 때문입니다.
이제껏 그래왔으나 지금만큼은 그래선 안됩니다. 차라리 딴 생각을 하세요 수능치고 방탕하게 놀 생각이 더 생산적이고 효율이 좋습니다.
간혹 정말 안떨려서 문제인 사람들도 있는데, (제가 그랬습니다.) 그런분들은 적당히 긴장하는 연습이라도 하세요..
눈꼽만치의 긴장이 남아있어야 최고의 성적을 낼 수 있을겁니다.
3. 수능시험장에 밥 뭐싸가요
- 맛있는거요. 평소 잘 먹던걸 싸가시면 됩니다. 제가 11수능 때 식곤증을 방지하려고 흰죽을 싸갔었는데, 진짜 개짓이었습니다.
외국어 듣기때 배고파서 꼬르륵거리는 소리가 듣기를 방해하더군요. 행여나 소화잘되는 죽 뭐 이런생각하시는 분들은 평소에 죽을 드셨던게 아니라면
포기하세요. 문제가 눈에 안들어와 생물1할때는 (거의 막바지시간) 똑같은 문제를 10번을 읽어도 머리에 안들어오고 진짜 죽는줄 알았습니다.
수능때는 진짜 초집중을 하게 되기때문에, 아무리 진지하게 모의고사를 쳐왔어도 모의고사 때와 비교도 안될 정도로 피곤합니다.
이상한 흰죽이나 평소 안먹던거 싸가서 자폭하지 마세요.
현역이면 친구들이랑 밥먹으세요. 행여나 언어 수리 얘기꺼내면 '이 x벌놈이' 하면서 숟가락으로 싸대기 때리시는게 좋습니다.
그리고 밥 든든히 먹어도 외국어 때 많이 안졸립니다. 옷을 얇게 입으세요 히터 빵빵한게 영향이 더 큽니다.
점심 이후엔 반팔티에 얇은 후드집업 정도 입으세요. 졸리면 셀프싸대기하시구요.
4. 초콜렛, 음료수, 과일 가져가도 되요?
- 감독관 따라 다릅니다. 초콜렛은 시험시간에 먹는건 도움안됩니다. 아침에 왕창 먹고 점심먹고 몇개 먹고 하시고,
시험시간에 괜한 의심받을 짓을 하지 마세요. 음료는 이온음료나 오렌지주스가 좋다고 알고있습니다.
시원하고 맛나다고 벌컥벌컥마시면 바지에 싸면서 시험보셔야 할겁니다. 목만 축이세요.
간혹 시험시간에는 초콜렛 책상위에 다 까놓으라 뭐 그런말도 있는데, 시험지 펄럭이다보면 거슬립니다 다 치우세요.
감독관 선생님께서 여러분이 신경쓰여서 몇 번 쳐다보고 얼쩡거리는 순간 신경써야할게 또 하나 느는겁니다. 시험에만 집중합시다.
5. 수능시계 되요?
- 됩니다. 시중에서 파는 수능시계 됩니다. 만약 안된다고 뺏으려는 감독관이 있다면, 고사본부가서 물어보고 오라 하세요.
이 말 하나 하기 힘들어 순순히 내주면 평생 그런 인생을 살게 될겁니다.
진짜 만약에 그런 감독관이 있으면 고사본부 갔다오라하세요. 감독관 두명이라 갔다오라 할 수 있습니다.
제가 11수능 때 디지털시계인 수능시계와 아날로그 시계를 둘다 차고 갔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언어치는데 감독관이 수능시계좀 줘보라더군요.
줬습니다. 들고가더라구요ㅋㅎㅎㅎ 멍청하게도, 언어가 70분인데 그 순간 80분으로 착각해서
(디지털시계에 남은 시간이 표시되니 70분 80분 같은건 주의깊게 안봤던 거죠) 수능때 난생처음 언어 시간이 부족해서 두 지문을 찍었습니다.
그 때는 감독관이 4교시까지 쭉 같은 분인줄 알고 밉보이고 싶지 않아서 말 못했는데,
언어마치고 돌려주면서 이런거 안된다고 친절하게 얘기해주시더라구요. 좆같은 현실입니다.
여러분은 큰 시험을 치는데 시험관리지침조차 제대로 숙지못하고 감독하러 오는 무책임한 인간들이 있습니다.
여러분 고사장에도 얼마든지 있을 수 있습니다. 절대 당하지 마세요.
사족을 달자면, 그렇게 언어를 조지고 바로 재수를 직감했는데, 그 다음시간 수리영역은 백분위 99를 찍었습니다.
11수능 수리 가형 난이도는 찾아보시면 나올 겁니다. 제 자랑을 하고싶은게 아니고 (사실 맞습니다)
전시간 시험이 지금 칠 시험에 영향을 줘서는 안된다는 겁니다. 쿨하게 잊어버리세요. 현역이라면 시험치고 친구들끼리 모여서 난이도를 논할텐데,
나에게 온다면 차고있던 시계를 끌러서 시계줄로 싸대기를 때려줍시다. 가죽이 손맛이 좋겠네요.
6. 시험사이사이 쉬는 시간에는 뭘 봐야할까요
- 창밖을 보세요. 날씨가 좋을겁니다. 마무리 정리 이런거 들고오는거 절대 눈에 안들어옵니다. 공부 잘했던 저도 눈에 안들어왔습니다.
그냥 쉬면서 마음을 가라앉히고 화장실이나 다녀오세요. 친구들이랑 게임얘기나 놀 얘기나 쇼핑얘기나 뭐든 좋습니다.
시험 얘기나오면 시계줄 푸시구요.
암만 이렇게 얘길해줘도 마무리정리 효율 운운하며 미련을 못버릴텐데, 냉정하게 얘기하자면 그때 볼 거 왜 진작에 안봤나요.
수능 전날까지 필사적으로 보시고, 마음편하게 잠들고 수능시험장에선 마인드컨트롤에 힘씁시다.
전 제가 가져야할 마음가짐을 정리해서 노트에 적어두고 그걸 봤습니다. 지금은 그 노트가 어딨는지 몰라 보여드리기가 힘들지만
예를 들자면 수리영역때는 '내가 모르는 문제가 나올 수 있다' 를 적어두고 항상 상기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어려운 문제가 나오면 시간끌지않고 넘어가기 위한 나름의 방법이었던거죠.
(수능직전까지 모르는 문제가 안나와서 제겐 정말 중요한 말이었습니다. 네 자랑이죠. 근데 수능 하나 틀린건 안자랑)
7. xx영역 공부가 너무 힘들어요
- 아직 힘들면 깔끔하게 미련을 버립시다. 7일의 기적은 절대 일어나지 않습니다. 일어난다해도 그게 여러분은 아닐겁니다. 현실을 직시합시다.
힘든 과목은 딱 수능에 배분된 시간만큼만 공부하고 그동안 해왔던 걸 정리하세요. 그게 다입니다.
아는 사람중에 수리를 병적으로 싫어해서 문제만 봐도 스트레스 받아 눈물이 난다는데, 수능시험시간만큼은 매일 공부하세요.
수능때도 울어야할테니까요. 우는 연습이라도 합시다. 울고 침착하게 다음시간 문제푸는 연습이요. 연습해야 합니다.
익숙해지세요 수리문제의 엿같은 스트레스에.
8. 지금까지 수고했습니다.
여러분이 공부를 열심히 했든 안했든, 그동안 받아온 스트레스만으로도 여러분은 칭찬을 듣기에 충분합니다.
다만 지금 해주고 싶진 않네요. 뒤를 돌아보지도 마시고, 먼 미래를 쳐다보지도 마시고 남은 7일 매 순간에 충실하게 사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의미없는 수능을 후딱 끝내버리고 찬란한 인생의 2막을 힘차게 시작하시길 바랍니다.
하고싶었던 얘기가 다 안나온 것 같은데 정작 기억이 잘 안나네요. 댓글로 질문 받습니다.
+ 아 하나 더 생각났습니다.
9. 수능날 아침에 후배들, 이런저런 단체에서 챙겨주는 달달한 과자
- 먹지마세요. 가방에 넣어서 수능 끝날때 챙겨옵시다. 집에서 먹으면 꿀맛입니다. 수능치고 살찌는데 크게 도움됩니다.
출처
오유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bestofbest&no=132531&s_no=132531&page=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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