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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 / 파트리크 쥐스킨트 저


어느 살인자의 이야기





<저자소개>



파트리크 쥐스킨트


단 한 장의 사진으로 우리에게 알려져 있는 여린 얼굴. 가느다란 금발에다 유행에 한참이나 뒤떨어진 낡은 스웨터 차림의 남자. 사람 만나기를 싫어해 상 받는 것도 마다하고, 인터뷰도 거절해 버리는 기이한 은둔자. 이 사람이 바로 전세계 매스컴의 추적을 받으면서도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작가 파트리크 쥐스킨트이다. 


쥐스킨트는 1949년 뮌헨에서 태어나 암바흐에서 성장했고 뮌헨 대학과 엑상 프로방스에서 역사학을 공부했다. 젊은 시절부터 여러 편의 단편을 썼으나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하다가 한 예술가의 고뇌를 그린 남성 모노드라마 '콘트라베이스'가 희곡이자 문학 작품으로서 우리 시대 최고의 작품이라는 극찬을 받으면서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후 냄새에 관한 천재적인 능력을 타고난 주인공 그르누이가 향기로 세상을 지배하게 되는 과정을 그린 '향수', 조나단 노엘이라는 한 경비원의 내면 세계를 심도 있게 묘사한 '비둘기', 평생을 죽음 앞에서 도망치는 별난 인물을 그린 '좀머 씨 이야기' 등의 중,장편 소설과, 단편집 '깊이에의 강요' 등을 발표하면서 전세계 독자들을 사로잡았다.




<책소개>


냄새에 관한 천재적인 능력을 타고난 주인공 그르누이가 향기로 세상을 지배하게 되는 과정을 그린 『향수』


주인공 그르누이는 1738년 한여름 파리의 음습하고 악취나는 생선 좌판대 밑에서 매독에 걸린 젊은 여인의 사생아로 태어난다. 태어나자마자 그는 생선 내장과 함께 쓰레기 더미에 버려지나 악착같은 생명력으로 살아남고, 대신 그의 어머니는 영아 살인죄로 교수형에 처해진다. 그로부터 그르누이의 떠돌이 생활이 시작된다. 그는 여러 유모의 손을 거쳐 자라게 되는데, 지나치리만큼 탐욕스럽게 젖을 빨고, 무엇보다도 사람이라면 누구나 지녀야 할 냄새가 없다는 이유로 모두가 그 아이를 꺼렸기 때문이다. 더욱 기이한 것은 그르누이 자신은 아무런 냄새가 없으면서도 이 세상 온갖 냄새에 비상한 반응을 보인다는 점이다. 심지어 그는 어두운 곳에서조차 냄새만을 추적하여 목표물을 정확히 찾아내기도 한다. 


무두장이 밑에서 일하던 그는 어느 날, 미세한 향기에 이끌려 그 황홀한 향기의 진원인 한 처녀를 찾아낸다. 그는 그녀를 목졸라 죽이고는 그 향기를 자신의 것으로 취한다. 그의 첫번째 살인이 이루어진 것이다. 그 후 그는 파리의 향수 제조의 발디니의 도제로 들어간다. 그곳에서 그는 자신의 인생 최대 목표가 세상 최고의 향수를 만드는 일임을 깨닫는다. 물론 거기에서 그는 끊임없는 매혹적인 향수를 개발해 내는 탁월한 능력을 발휘한다. 그러나 곧 그는 그 일에 한계를 느낀다. 그는 악취로 가득한 도시 파리를 떠나 산속의 외진 동굴로 간다. 그곳에서 자신만의 왕국을 꿈꾸며 살던 그는 어느 날 문득 자신에게서 아무런 냄새가 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경악을 금치 못한다. 7년 만에 그는 다시 인간 세상으로 나온다. 이번엔 향수 제조인이라면 누구나 꿈꾸는 도시 <그라스>로 간 그는 이제 <인간의 냄새>를 만드는 일에 전념한다. 물론 그의 목표는 지상 최고의 향수, 즉 사람들의 사랑을 불러일으켜 그들을 지배할 수 있는 그러한 향기를 만들어 내는 데 있다. 그것을 위해 그는 무시무시한 음모를 꾸민다. 그로부터 그라스에서는 원인 모를 연속 살인 사건이 발생한다. 죽은 이들은 한결같이 아름다운 여자들로 모두 머리칼이 잘린 채 나신으로 발견된다. 온 도시는 공포의 도가니가 된다. 스물다섯 번째 목표인 세상에서 가장 매혹적인 향기가 나는 소녀를 취하고 나서 결국 그는 체포된다. 


그의 처형이 이루어지는 날 놀라운 일이 벌어진다. 그가 광장에 나타나자마자 광포해져 있던 사람들이 갑자기 무아지경에 빠져 든 것이다. 그르누이가 지금껏 죽였던 스물다섯 명의 여인에게서 체취한 향기로 만든 향수를 바르고 나타났기 때문이다. 죽음은 면했지만 순간 그는 절망에 빠진다. 자신이 만든 향수로 인해 욕정에 사로잡혀 살인광인 자신에게 사랑과 바보 같은 존경을 보내는 사람들에게 증오를 느꼈기 때문이다. 그는 그 도시를 떠나 그가 살았던 파리로, 파리 이노셍 묘지의 납골당으로 간다. 부랑자들 틈에 섞여 든 그는 자신이 평생을 바쳐 만든 향수를 온몸에 뿌린다. 그러자 향기에 이끌린 부랑자들은 그르누이에게 달려든다. 알 수 없는 사랑의 향기에 취해 그의 육신을 모두 먹어 버린 것이다. 




<서평>


사람이 느끼는 감각... 흔히 말하는 다섯가지 감각


시각

청각

미각

촉각

그리고 후각


사람은 이 다섯가지의 감각에 의지하여

보고 듣고 맛보고 느끼고, 냄새를 맡으며 살아간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다른 감각에 비해서, 후각이라는 감각에 대해서 깊이 생각해 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단지 너무나 당연하게 숨을 쉬고, 냄새를 맡는것을 정말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해왔다. 이것은 필자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후각 뿐 아니라 우리가 일상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이러한 감각들에 대해서 깊이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 같다. (불행한 사고로 이러한 감각 중 하나를 잃은 사람이 아니고서는)


그런데 '향수'에서는 이 후각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다루면서 인간에게 있어서 그것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이야기하는 듯 하다. 사람들은 저마다 고유의 향을 갖고 있다. 흔하게 맡을 수 있는 샴푸 냄새에서부터, 우리의 움직임에서 나온 땀 냄새. 혹은 길거리를 지나는 여성의 명품 향수의 냄새, 각종 화장품 냄새. 음식의 냄새, 꽃의 냄새... 내가 아는한 거의 모든 것은 향기를 갖고 있다. 다만 그 사실은 너무 당연하기 때문에 쉽게 잊고 살아가는 것 같다. 이 책을 통해서, 후각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또 후각뿐 아니라 다른 감각들에 대해서도, 정말 당연하게 여겼던 그것들에 대해서 생각해보며 감사하는 마음을 새삼 느껴본다.


이야기로 돌아와서, 주인공은 바로 이 후각을 통해서 자신을 알아주지 않는, 자신을 사랑해주지 않는 세상을 향기를 통해서 세상을 갖고자 했다. 그리고 결국에는 그것을 손에 넣고 만다. 거기에는 많은 희생이 따르지만 주인공은 살인을 한다는 행위의 부정함보다 그 최고의 향수를 만드는데에만 집중한다. 순수하게 향수를 만들겠다는 의지만으로 그는 행동했다. 돈, 명예, 살해하는 아름다운 여성을 취하지도 않았다. 단지 필요한 것을 거둬갔을뿐이다. 그리고 기어이 그것을 만들어내고 만다. 그뿐아니라 다양한 효과를 가진 향수들도 만들어낸다. 이렇게 순수한 동기에 의해 살인을 저지른 주인공 그르누이는 살인을 마치고 그 뒤처리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결국 꼬리를 밟혔고 많은 여성을 살해하고 많은 사람을 공포에 몰아넣은 살인마 그르누이는 허망할 정도로 쉽게 붙잡힌다. 하지만 결국 그는 처형장에서 그것을 사용하였고, 그곳에 모인 모든 이들은 그 앞에서 무아지경에 빠져 그르누이를 사랑하고 존경하게 된다. 드디어 원하는 바를 성취한 그르누이가 느낀 감정은 기쁨이 아닌 그들에 대한 증오와 허망함이었다.


책을 덮었던 시점에서 가장 크게 다가왔던 느낌은, 내 꿈에 대한, 내 미래에 대한 것이었다. 그르누이는 결국 온갖 고생을 하면서 결국에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이루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원했던 것을 이루었음에도 기뻐하기보다 스스로 죽음을 택했다. 그는 그 순간 어떤 생각을 했었던 걸까. 아마 허망함이 아니었을까. 나 역시 내가 원하던 목표를 이루었을 때, 어떤 느낌을 갖게 될까. 나 역시 그와 같은 느낌을 갖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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