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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 나쓰메 소세키





1.


  몇 달 전에 지금 진행되고 있는 토론 모임을 하기 전, 다른 모임을 할 때 참여했던 누나가 추천했었던 책이다. 정말 뭣도 모르는 채로 읽었던 책으로 기억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이번에 독서 토론 책 선정에 '좋은' 책이다 라는 이유만으로 나도 추천해본 책인데, 뜻밖에 선정되어서 다시 한 번 훑어보고 포스팅을 하게 되었다. 




2.


  일본의 세익스피어라 불리우는 '나쓰메 소세키', 저서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로 유명하기도 한 저자이다. 『마음』은 크게 선생님과 나, 부모님과 나, 선생님과 유서로 나누어져있고, 각 장에서 제목과 같은 주제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주인공 '나'가 우연한 기회에 '선생님'과 만나게 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세상과 단절하며 살아가나, 그 지식의 깊이나 품위로 보아 과거 지식인이었다고 생각되어지는 모습에 점점 끌리게 되는 '나'는 계속해서 '선생님'과 교류하며 친분을 쌓아가며 많은 대화를 나누고 가르침을 받기도 한다. 그러나 그럴수록 더욱 '선생님'의 과거에 대해 의문을 갖게 된다. 한 편 '선생님'은 과거 힘든 시기를 보내고, 가족에게 배신당하기도 하였던 기억을 갖고 있었으며, 대학생이 되어 친구와 함께 하숙을 하게 되었는데, 하숙집 딸을 사이에 두고 절친한 친구K와 갈등을 겪게 되는 과정에서 결국 친구K의 감정을 헤아리지 않고, 하숙집 딸에게 먼저 청혼한다. 이에 슬퍼하던 친구K는 자살하게 되고, 선생님은 마음에 둔 여인을 차지하게 되었으나 친구를 죽이게 되었다는 죄책감에 괴로워하며 결국 세상과의 연을 끊고 책에 몰두한다. 그리고 아내에게는 이러한 사실을 그녀의 마음에 한 점 티끌도 남기고 싶지 않다는 생각으로 끝까지 숨기고자하나, 자살 직전 '나'에게 유서를 통해 비밀을 이야기하게 된다. 그리고 '나'는 그 유서를 읽은 뒤, 어떤 생각을 하게 되는지, 어떻게 행동하는지는 언급되지 않고 마무리 된다.




3.


  이들의 마음을 이해하고자 한다면, 일단 글의 무대가 되는 당시 시대적 배경을 이해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일본은 타인에 대한 배려, 예의, 도움을 받는 것에 대해 중요하게 생각하며, 타인에게 폐를 끼치는 것을 '은혜'를 입은 것으로 크게 받아들인다. 또 최대한 이러한 행동을 하지 않으려고 서로 조심하는 문화라고 한다. 물론 현대 일본의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고 생각할 수도 있으나 현대 일본인들의 생활 방식에도 기본적으로 깔려 있는 생각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이런 배경을 바탕으로 '나'가 선생님의 마음을 열게 되기까지의 꾸준히 찾아가서 대화를 하는 과정, 선생님이 친구K와 절친한 친구임에도 사랑에 대해서 터놓고 이야기하지 못했던 것. 결국 결혼하게 되지만 끝까지 진실을 숨기게 되는 모습. 모두 일본 문화를 이해하고 읽게되면 조금은 더 많은 부분을 공감할 수 있을 것 같다.




4.


  그럼에도 생각해 볼 것은 여전히 남아있다. 필자가 생각한 이 소설의 주인공은 '선생님'이다. 앞의 두개의 장에서는 '나'가 주인공 시점으로 서술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으나, 그 대상은 선생님에 대한 생각이 주를 이루고 있다. '나'가 선생님과 만나 유서를 읽게되는 과정까지 결국 선생님의 과거부터 죽음까지의 과정을 그린 작품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필자가 특히 관심을 갖게 되었던 선생님과 친구K의 삼각관계에 초점을 맞추어 보았기 때문에 이러한 생각을 하게 되었다. 어쨌든 생각해볼 문제는, 인간관계와 사랑에 초점을 맞추게 되는 것 같다.


  첫째, 주인공 '나'는 우연히 선생님에게 조금 특별한 호감을 갖게 된다. 사실, 어떤 청년이 중년의 남자에게 이러한 호감을 갖는다는 것은 필자의 상식에서는 다소 억지스럽기도 했고, 이해가 잘 안되는 부분이기도 했다. 책의 해설 부분에서는 동성애라는 단어를 언급하며 그런 의미로 추측이 가능하다고 말하기도 하는데, 필자는 그런 해설보다는 그저 순수하게 호기심이라고 생각하고 싶다. 책에서도 언급하듯, 해변에서 혼자서 시간을 보내고 있는 모습에 궁금증이 생길만 하다라고 생각했다. 물론 저자의 의도는 잘 모르겠으나 충분히 다른 해설도 설득력이 있고, 가능한 것 같다. 필자 역시도 가끔 강의를 정말 잘 하시는 교수님을 보면 '호감'이 드는 것은 공감이 된다. 강의 하는 모습, 제스쳐라던지 목소리 시선처리 학생들과의 의사소통방식 등에 대해서 능숙하게 하는 모습들에서 말이다. 하지만 무리하게 무슨 동성애라던지 그런 이야기까지 나오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둘째, 가족에 대해서 생각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주인공의 가족과, 선생님의 가족에 대한 이야기. 주인공은 선생님과 교류를 시작하면서 가족보다 더 각별한 마음을 선생님에게 보낸다. 선생님 역시 부모님을 다소 어린 나이에 여의고 가족에게 배신까지 당하는 등, 가족 간의 관계와 재산 때문에 가족까지 이용하는 모습을 보면 비단 요즘만 그런 것도 아닌 것 같다. 아무리 돈이 세상을 지배하는 시대라고는 하지만, 이런 이야기를 접하게되면 씁쓸해지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필자 집안 역시도 과거 돈, 특히 가족간의 빚 보증같은 문제 때문에 크게 갈등을 빚은 적이 있다고 알고 있는데, 가족과 돈, 어떤 것이 더 가치 있는가를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 


  셋째, 배신에 대한 것이다. 배신이라는 말은, 어떤 말일까. 사전에서는 '믿음이나 의리를 저버림' 이라고 명시되어 있다. 소설에서 배신은 곳곳에 등장하며 갈등을 만드는 요소이다. 선생님은 재산을 노린 숙부로부터 배신당하며, 주인공은 어떻게보면 선생님에게 배신 당했다고 볼 수도 있다. 또한 선생님은 친구K와의 신의를 저버린, 배신 한 것으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누군가의 믿음이나 의리를 저버린다는 것은 옳지 못한 행위이다. 하지만 작품에서 배신이라는 행위는 갈등을 극대화시키는 중요한 요소라는 것은 분명한 것 같다. 


  네번째는 외로움에 대해서 생각해보았다. 선생님은 과거 친구와의 일로 평생을 죄책감에 괴로워하며 사회와 단절된 생활을 하며 살아간다. 사람은 사회를 이루고 살아가는 동물이다. 그렇기 때문에 끊임없이 누군가와 만나고 대화하고 의사소통하며 살아 간다. 어린시절 이런 생각을 하곤 했다. 오늘부터는 아무하고도 대화하지 않을거야. 하루 종일 아무 말도 안해야지. 라고 다짐하며 정말로 말 한마디 하지 않고 하루를 버텨보려 했지만, 하루도 말 한마디 하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물론 일반적인 사람이라면 말이다. 선생님의 입장에서 이러한 과거를 무덤까지 갖고 가려는 마음이었겠으나, 결국 주인공에게 털어놓은 것은 오랜 세월 묻어둔 사실을 누군가에게는 이야기하고 싶어 했던 것은 아닐까. 주인공의 마음이 선생님의 닫혀있던 마음, 아픔을 털어놓게 한 것 같다. 


  다섯번째는 사랑에 대한 것이다. 사랑이라는 가치에 대해서는 다른 포스팅에서도 여러번 언급했던 것 같다. 하지만 이 책에서의 사랑은 또 의미가 달라보인다. 과거 시대적인 상황과 그들의 사랑하는 방법, 또 친구가 연적이 되어버린 안타까운 상황과 결국 친구보다 사랑을 선택하게 되지만, 막상 원하는 것을 성취한 뒤 현실을 마주하게 되는 것에 대한 회의감. 또 친구를 죽음으로 내몰았다는 죄책감으로 평생을 괴로워하게 되는 모습은 읽는 내내 안타까움을 느끼게 했다. 선생님의 선택은 잘못된 것이었을까. 결과적으로는 친구K를 죽음으로 내몰았기에 비난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친구의 마음을 알고 있으면서도 그것을 배려하지 않았으니 말이다. 하지만 사랑에 빠진 청년의 마음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도 같다. 또한 친구K의 자살은 다소 경솔했다는 생각이다. 


  마지막으로는 자살에 대해서 생각해보았다.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유일한 동물이라고 하는 인간. 특히나 일본은 특히 자살에 대한 오랜 역사가 있지 않는가. 사무라이의 '할복'을 예로 들 수 있을 것 같다. 명예를 중요시하던 일본의 사무라이들은 죄를 지었거나 자신의 결백을 주장할 때 할복, 자살을 선택한다. 지난번 '나는 왜 너를 사랑하는가'에서 언급한 것 같은데, 자살을 선택하는 이유는 나의 마음이 진실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방법으로 사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하나 뿐인 생명을 스스로 끊음으로서 내가 하는 말이, 내가 하는 행동, 내가 갖고 있는 마음이 사실이라는 것을 전하는 것이다. 사실 정말로 그런 의미에서 자살을 선택하였다고 한다면 그의 주장을 다시 생각해보아야 할 필요는 있어보인다. 자살을 결심하기까지는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일본에서는 자살이 유행하기도 하였으며 유럽에서는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읽은 많은 젊은이들이 죽음을 선택하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수년 전에 자살사이트가 유행하며 세상을 비관하며 동반 자살과 같은 행위가 심심치않게 언론에 보도된 적도 있다. 하나의 사회 현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뜻이다. 물론 자살을 선택하는 것은 본인의 의사이지만 주위 사람들, 특히 부모님과 가까운 친구들. 남겨진 사람들에게는 너무나 큰 상처와 아픔을 준다. 그런 측면에서 바라 보았을 때 필자가 생각하는 자살은 결코 정당화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힘든 일이 있었다한들 자살을 선택했다는 사실은 그러한 문제를 해결하지 못 하고 정면으로 맞서지 않았으며 결국 '회피'했다고 보여지기 때문이다. 

  필자 역시도 힘든 시절이 있었고, 지금도 살아가는게 쉽지 않다. 특히 군 생활 하면서는 죽고 싶다는 생각을 이따금 하곤 했었다. 이등병으로 자대 배치를 feba부대로 받았는데, 일주일 뒤에 느닷없이 gop로 부대 교대가 이루어지는 바람에 교육 따위도 없이 gop가 무엇인지도 제대로 모르는 상태에서 최전방에서 철책 근무를 서면서, 군생활과 최전방 임무에 대해서 a부터z까지 마치 아기가 걸음마를 배우고 글을 배우며 생전 접해보지 못한 스포츠를 배우는 것처럼, 온라인게임으로 비유하면 캐릭터를 새로 생성하는 것처럼 배우면서, 또 gop의 특성상 외박이나 면회 따위는 통제되고 정말 보는 것이라고는 전우들과 산, 적 밖에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정말 힘들었던 기억이 떠오른다. 더군다나 군대에서 막내는 온갖 궂은 일을 도맡아 해야 하는 법이다. 그때의 기억은 지금 생각해보면 그랬었지라며 웃고 지나지만 당시에는 늘 지니고 다니는 실탄과 수류탄으로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그것을 실행에 옮길 수 있었다. 그저 방아쇠만 당기면 되는 것이었으니까. 그때 느낀 것이 정말 생각의 힘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되었다. 언제든, 어느 상황에서든 사람은 마음만 먹으면, 의지만 있다면 충분히 버텨낼 수 있고 적응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지극히 주관적인 필자의 관점에서 생각해보자면 선생님의 자살, 친구K의 자살, 베르테르의 자살 모두 다소 이해는 할 수 있지만 너무나 극단적인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선생님은 친구K와 대화했어야 했으며, 또한 친구K가 죽음 뒤 사모님과도 대화했어야 했다.


인상적이었던 부분 몇 가지를 추려 본다면,


나는 이 세상에서 여자라는 존재를 단 한사람밖에 몰라. 

집사람 외에 다른 여자는 나에게 여자로 받아들여지지 않거든. 집사람도 나를 하늘 아래 단 하나뿐인 남자로 생각하지. 

그리 보면 우리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우명으로 태어난 한 쌍이어야 하겠지.

p.36




지금 사랑의 감정을 느끼고 있는 사람이라면 좀더 따뜻한 눈길을 보냈을 텐데 말이야. 

그런데, 그런데 말이네 자네. 사랑은 죄악이야 그거 아나?

p.43




사람들과 만나 얘길 하다가 다른 사람의 질문에 내가 잘 몰라 대답을 못하면 속으로 굉장히 수치스럽게 생각했는데, 

요즘엔 모른다는 것이 그렇게 수치스럽게 생각되지 않기 때문에 굳이 책을 읽어서 답을 알아내려는 의욕이 생기지 않아. 

뭐 간단히 말해서 늙었단 얘기지.

p.81




솔직히 말씀드리면 아직 무엇을 하겠다고 확실히 잡은 계획은 없습니다. 

사실 직업이란 것에 대해서 한번도 심각하게 생각해본적도 없고, 

뭐가 좋을지 뭐가 저와 맞지 않을지 직접 겪어보지 않고서야 알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간단히 뭐라 말씀드리기는 좀 그렇네요.

p.105




이기주의자는 못써,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면서 먹고 살려고 하는 건 게으른 근성 때문이지. 

인간이란 자신이 갖고 있는 재능을 최대한 살려 일하지 않으면 식충이에 불과해.

p.161




자유를 얻어서 이제 말을 한다. 그러나 그 자유는 다시 소실되어버릴 것이다.

p.168




향기에 반하는 것은 향기를 피워올린 그 순간뿐이고, 술맛에 감동하는 것은 술을 마시기 시작한 찰나인 것과 마찬가지로 사랑의 충동에도 그와 같은 순간이 존재한다고 믿네. 별다른 감정 없이 그 단계를 지나 상대에게 익숙해지면 익숙해질수록 친밀함은 느껴지지만 이성을 향한 촉각은 점점 마비되는 것 아니겠나. 나는 아무리 생각을 고쳐먹으려 해도 그 사촌 여동생을 내 아내로 맞을 마음은 생기지 않았던 걸세.

p.190




인간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가져왔던 나는 내가 다른 사람으로부터 신뢰받고 있다는 걸 느낀 순간 기이한 감동을 경험했네.

p.216




작은아버지에게 배신당한 나는 이제부터 무슨 일이 있어도 남에게 기만당하지 않겠다고 결심했던 것이네.

p.221




기독교의 성서, 코란 등에 대해서 K는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읽고 따르는 책이라면 한번쯤 읽어보는 게 당연하지 않겠냐고 했네.

p.232




일반 사람들은 학생들의 생활이나 학교 규칙에 관해서 우리가 놀랄 정도로 무지하지 않나. 우리에겐 아무렇지도 않은 일이 밖에서는 통용되지 않기도 하고 말이네. 그런가하면 우리는 상아탑 안의 공기만 들이마시다 보니 그 안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큰일이든, 작은 일이든 당연히 밖으로 퍼져 나갈 거라고 믿는 경향이 있잖나.

p.232




그는 대학까지 들어온 이상, 자기 한 몸 추스리지 못하면 남자가 아니라는 식으로 말했네.

p.235




나는 그때도 이미 K와 집 식구들이 점점 더 친밀해져가는 것을 보는 게 썩 편치 않았단 말일세. 그들이 서로 사이 좋게 지내는 게 처음에는 목적한 바가 아니었냐고 묻는다면 달리 변명할 말이 없네. 그래, 내가 어리석었지.

p.254




하지만 그가(K가) 마음의 안정을 찾은 것이 그 딸에 대해 연정을 느꼈기 때문이라면 나는 결코 그를 용서할 수 없었네.

p.257




모든 면에서 내 편의를 먼저 봐주고 K는 뒷전인 것 같았어. … 그래서 난 은근히 기뻤지. 딸은 나만 알 수 있도록 특유의 친절함을 내게 좀더 베풀어준 거였네.

p.267




다시 말해서 난 정직한 길을 걸어갈 생각을 하면서도 발을 헛딛은 바보였네. 혹은 아주 교활한 남자였지. 그리고 그 사실을 아는 건 오늘날까지 하늘 아래 오직 나의 마음밖에 없네.

p.313




그의 초연한 태도에는 정말 감탄을 금할 수 없네. K와 나 자신을 머릿속에서 비교해보면 그가 훨씬 훌륭해 보였네. '나는 교묘한 술수에서는 그를 이겼지만, 인간적인 면에서는 패배했다'는 생각이 소용돌이처럼 날 뒤흔들었네. 나는 그때야말로 K가 얼마나 날 경멸했을까 생각하고 혼자서 얼굴을 붉혔지. … 그날 밤 K는 자살을 한 거야.

p.315




내 자신에게만큼은 그때까지만 해도 확실한 믿음이 있었네. 세상이 어찌 돌아가든 나 자신은 멋진 인간이라는 신념이 마음속 어딘가에 있었단 말이지. 그 믿음이 K로 인해 무참히 깨져버리고 나 자신도 작은아버지와 다를 바 없는 인간이라는 생각이 들었을 때 내 마음은 심하게 흔들릭 됐네. 인간들에게 등을 돌린 나는 결국 나 자신도 저버리고 닫힌 공간에 날 가두게 된 것이지.

p.329




나는 내 과거를 좋게든 나쁘게든 다른 이의 세상살이에 참고로 남기고 싶네.

p.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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